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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후기

[알바후기] 쿠팡물류센터 부천2센터(프레시센터) 허브 주간 알바후기(3)

by 라이프니스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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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는 부천 쿠팡물류센터에서 이뤄지는 허브 공정에 대해 대략적인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그에 대해 조금은 더 주관적이고 개인적으로 평가를 해볼까 합니다.

 

물류강국의 '막노동'이란 이런걸까

앞서, 다시금 말씀드리자면 저는 건장한(!) 여자입니다. 체격도 좋고 힘도 잘 쓰고 근육량도 많습니다. 그런데 부천 센터에서 근무를 1시간했다가 얼굴이 하얗게 되면서 어지러움을 느껴 '조퇴를 할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아마 당시 주위의 동료들 때문이 아니었다면 정말 제가 쿠팡 근무를 시작하고나서 최초로 조퇴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옆에서 네 일, 내 일 할 것 없이 많이들 도와주시고, 관리자, 계약직, 단기사원 할 것 없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자리를 빌려(이 자리가 뭐도 안 되지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구체적으로 어렵느냐! 위의 부분은 제 주관적인 경험과 감상이라 치더라도, 이 부분을 보면서 여러분들이 허브 공정에서 일하실 수 있을 것인지 팁을 얻어가시기를 바랍니다. 우선, 단순 반복 노동으로 어깨와 허리에 매우 무리가 갑니다. 위 쪽에 있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아래쪽으로 물건이 떨어지는데, 그것을 들고 뒤에 있는 파레트까지 날라야 합니다. 그리고 약 16kg 정도 되는 파레뜨를 다시 놓아두는 일도 해야 하죠. 저는 허리가 제일 아팠는데, 옆에 있던 분은 어깨죽지가 많이 아프다고 하시더라고요. 거기서 오래 일하신 계약직분도 허리가 제일 말썽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떤 분은 소위 '막노동'이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저도 그 말에 동의하며 웃었는데요, 이런 노동들 덕분에 우리가 '물류강국'이라고 불리는 건가 싶어 씁쓸하기도, 또 일하시는 분들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제일 힘든 건 래핑입니다. 이게 은근히 어렵고, 체력을 많이 요하더라고요. 래핑을 잘하실 수 있다면 당신에겐 허브 업무가 아주 한결 수월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래핑은 오래 근무하신 분들조차도 '처음엔 제일 어려운 작업'이라고 인정할 만큼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바닥에 있는 파레트와 위에 있는 박스를 함께 감싸려면 무릎 정도는 희생해야 합니다. 가만히 서서 하는 업무가 아니라 무릎을 꿇는 수준으로 몸을 숙여야 하는 것이죠. 그 상태로 파레트 가장자리 세 바퀴 정도를 빠르게 돌아야 합니다. 그 세 바퀴를 돌 때 빠르기도 중요하지만, 힘을 주어 박스가 잘 고정되게끔 스트레치 필름을 끌어당겨 각 모서리를 둘러주어야 합니다. 래핑 몇 바퀴만 어질어질하고 숨이 찹니다. 체력이 확 떨어지는 게 느껴지죠. 

 

프레시센터의 장단점

하지만 어마어마한 소식은.. 부천2센터의 허브 공정은 그나마 쉬운 편이라는 것이죠. 이곳은 프레시센터이니까요. 쿠팡에서 '쿠팡프레시' 상품을 시켜보신 분들은 아실 거에요. 프레시 상품은 대부분 가벼운 편입니다. 제품을 고작 두 개밖에 안 시켰는데 냉장제품 하나에 한 박스, 냉동제품 하나에 한 박스, 이렇게 오는 경우도 허다하죠. 게다가 박스 포장 제품들도 대부분 가볍습니다. 계란이거나 아니면 프레시박스에 받을 수 있지만 프레시박스를 원하지 않고 종이박스를 선택한 경우이기 때문이죠. 물론 무거운 물건들도 존재합니다. 한번에 많은 양을 시키거나 무거운 제품을 시키는 경우입니다. 

쿠팡 프레시센터에서는 대충 이런 상품들을 판매합니다. (실제 쿠팡 사진 아님)

프레시센터라는 점은 아마 포장(packing)이나 집품(picking) 과정에서도 이점으로 작용한다는 후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상품 자체가 가벼우니 집품하기도 쉽고 포장하기도 비교적 수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제가 직접적으로 경험한 것이 아니니 다른 분들의 후기를 꼭 꼼꼼히 살펴보고 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프레리센터가 춥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실제로 일할 때는 하나도 춥지 않았습니다. 우선 방한복과 안전화가 지급되는데다, 일이 너무 힘들어서 저같은 경우 땀이 뻘뻘 났거든요. 점심시간에 가서 추울까봐 안에 겹겹이 입었던 옷들을 벗어놓고 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앉아서 일하시는 분들(특히 포장 공정)은 공기 자체가 차가운 상태에서 몸 전체의 움직임이 많이 없는 편이니 추위를 대비해서 가벼운 옷을 몇 겹 입고 가시기를 추천드려요. 저는 기관지가 약한 편이라 다음날 목이 좀 칼칼하니 약한 감기 기운이 있었습니다. 힘든 노동을 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냉장 온도' 정도의 환경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했어요. 저처럼 호흡기 계통이 약한 분들은 특히 주의해주세요!

 

그래서, 추천하세요?

아니오. 간단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공정들 전부 할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종류의 허브 공정만큼은 정말 말리고 싶어요. 급여를 시간당 10,000원씩 더 준다면 모를까. 몇 천 원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이토록 업무 강도가 차이가 난다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쿠팡은 각성하라) 특히 허브 상하차분들은 정말 돈을 더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안 그렇습니까, 쿠팡ㅠㅠ? 힘들 때 받는 돈 생각하니 억울함이 밀려오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나는 경험해보고 싶다! 하면 말리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왜 말렸는지는 곧 알게 되실 거니까요. 대신 다른 공정을 해보세요. 돈을 빨리 버는 것이 중요하다 싶으면 아니면 다른 센터의 허브 공정을 야간으로 해보세요. 부디, 여러분 모두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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